Hiphop Re:(e)vo

Hiphop Re:(e)volution

2022-11-24 - 2022.12.23

오전 11시 ~오후7시 (매주월요일 휴관)


“Hiphop Re:(e)volution”이란 제목의 이번 전시는 힙합과 그래피티의 만남, 음악을 시각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클럽 마스터 플랜과 PC통신 모임으로 1990년대 중후반기부터 활동한 언더그라운드 한국 힙합 1~1.5세대들의 음악들 중 가리온의 MC메타(@mc_meta)가 선곡한 음악을 세 명의 그래피티 작가가 시각적으로 해석한 작품 전시이다. 

최근 힙합을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흥행은 힙합을 대중화시켜, 이제는 주류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게끔 했다. 이러한 자리매김 과정과 국내 힙합 음악의 성장에 있어 초창기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의 역할은 간과될 수 없다. 힙합계가 너무 대중화되고 상업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제는 역사가 되어버린 한국의 초기 힙합의 태동기의 순수함과 역동성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뮤지션과 음악에 대한 타당하고 적절한 오마주는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초창기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에 대한 오마주를 위해 마련되었다. 이 오마주를 위해 같은 뿌리에서 태어난 그래피티 작가와의 결합을 시도했다. 

영문학을 공부한 나는 많은 문학 비평서를 읽었지만, 1980년대 말 어느 가을 힙합을 설명한부분을 넋 놓고 읽은 기억이 난다. 어쩌면 이 기억이 이번 전시를 기획하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거리를 방황하는 자들의 시(street poem),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 현상, 시는 라임을 가진 노래가 되고, 또 시의 조각난 단어들은 그림이 되고, 춤이 되었다. 거리를 헤매던 장 미쉘 바스키아와 뱅크시는 현재 그림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힙합 뮤지션들의 위상 역시 크게 성장 성장했다.
 
‘Low culture’가 이제 ‘High culture’ 로 탈바꿈하였다. 거리에서 화랑으로, 거리에서 공연장으로 이제 문화 현상으로 힙합은 예술의 장르가 되어 문화의 중심 장으로 진입했다. 그래서 이제는 문화 운동으로서, 또 예술 형식으로서 힙합의 혁명(Revolution)과 진화(Evolution) 그리고 재진화(Re-Evolution)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전시의 제목으로 채택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달(@dhal.cn), 레몬(@bmbrs.remon) 그리고 비누(@binoograffiti) 작가는 자신 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왕성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와중에 작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작업이 아니라 주어진 음악의 해석이란 명제의 작업을 완성했다. 또한 야외공간을 중심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갤러리란 공간을 위해 원래 작가들이 진행하는 작업보다는 작지만 정제되고 예술적으로 승화된 작품을 준비하였다. 여러 제약에도 열심히 작업을 해준 작가님들과 선곡을 맡아준 Mc메타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갤러리 북과바디 대표 이돈수(미술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