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바디 인친작가전

갤러리 북과바디 인친(인스타 친구) 작가전

이번 갤러리 북과바디가 기획한 단체전의 제목은 “갤러리 북과바디의 인친전”입니다. ‘인친’이 ‘인천’으로 읽힐 수 있어 전시 포스터에 인스타그램 로고도 넣었습니다. 

작년 4월에 갤러리를 오픈하여, 그 첫 기획전으로 “앤디 워홀: 상업작가에서 팝 아티스로” 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였습니다. 1년 동안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갤러리를 열기 전까지는 이론적 측면에서 그림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미술사학을 공부했으니, 당연한 삶이었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화랑에 그림을 보러 다녔고, 80년대 중반 대학에 다닐 때부터 그림을 수집하는 컬렉터였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아르바이트하면서 얻은 수익의 많은 부분은 술을 사 먹거나, 그림을 사는 데 다 쓴 것 같습니다. 수집한 그림의 수량이 좀 되어 갈 무렵 그림에 관한 공부를 깊이 하기 위해 미술사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공부를 위해서는 수집한 그림이나, 또 앞으로 수집할 그림은 미래의 삶에 모럴해저드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생각에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 후 그림을 수집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미술과 관계된 일들을 계속했지만, 제가 7년 동안 진행한 외국 행사가 사기꾼과 같은 문화계 관련 인사들에게 빼앗기고 난 후, 거의 15년 동안 미술계를 등지고 살았습니다. 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 미술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깊어진 후 갤러리 오픈을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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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열고 난 후 나름 의미 있는 기획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또 갤러리는 상업 공간이라 이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부조리도 봤습니다. 어쩌면 제가 본 부조리는 일상의 상황에선 조리일 수도 있고, 그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저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거짓에서 진실이 만들어지고, 또 진실에서 거짓이 만들어지는 세상을 살고 있어,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나쁘다고 단언적으로 말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처한 입장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세상, 그러기에 세상살이가 어려운가 봅니다.

만약 갤러리의 입장이 아니라 작가의 입장에 선다면 많은 작가는 저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노력을 들여 작품을 만들고, 또 소개하고 하는 일을 반복하여 이젠 일상이 되었는데, 부조리한 세상 탓, 자기 작품 탓을 하며 마음속에 무거운 돌을 하나씩 안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북과바디를 오랫동안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켜봐 온 작가들, 또 제가 오랫동안 보아온 작가들을 초대함으로써, SNS 공간에서 수줍게 이어온 갤러리와 작가의 이야기를 실재의 공간에서 나누며, 상호 위안을 얻기 위해 기획된 따뜻한 전시입니다. 아마 갤러리를 방문하는 분들에게도 이런 따뜻함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